영국 유니버시티 런던의 심리학과 필리파 제인 랠리 교수는 한 행동을 반복해서 몸에 배어 자동화가 되는 시간을 연구해서 '평균 66일'이라는 데이터를 얻었습니다. 우리가 가끔 서점에서 마주하는 '66일 기적의 공부법' '66일 인문학 대화법' 같은 책 제목은 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죠.
'습관'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'노력'이라고 의식하지 않을 만큼 나도 모르게 할 정도의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. 지경에 이르면 경지에도 이릅니다. 그 전에 그럼, 어떻게 글을 쓰는 습관을 장착할 수 있을까요? 어떻게 66일 반복하면 글쓰기가 습관이 될까요?
딱 3가지만 기억하세요.
아니, 3가지 중 1가지만 해보세요.
*루틴: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기 위해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특정 동작이나 일련의 절차
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 양발잡이 공격수 중 한 명입니다. 달리는 속도가 빠르고 드리블까지 잘하다 보니 골문 앞에서 어느 발로 슛을 찰지 예상하지 못해서 수비수들이 정말 힘들어하죠.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한 것은 이런 장점 덕분이었습니다. 하지만 손흥민 선수가 원래는 오른발 잡이였던 탓에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알려져 있죠. 왼발을 단련하기 위해서 양말을 신을 때도 왼발부터, 바지를 입을 때도 왼쪽 다리부터, 운동화 끈을 묶을 때 왼쪽부터 모든 루틴을 왼발이 익숙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. 이것이 '루틴'입니다. 자, 우리는 글쓰기에 이 루틴을 적용해 보는 겁니다.
1. 분량 루틴
- 오늘 하루 내가 정한 분량만큼은 꼭 쓰고 하루를 마감하는 겁니다. 거창하게 처음부터 A4 2~3장을 써서 책을 쓰겠다. 이런 건 지금 안 해도 됩니다. 그러면 얼마 못 가거든요. 하루에 내가 창작한 1문장 쓰기, 딱 10줄 쓰기. 이런 식으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분량을 정하고서 오늘 하루 이 분량을 꼭 쓰는 겁니다. 분량은 조금씩 늘려 가면 되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아도 좋습니다. 조금씩 해내면 나도 쓸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 쌓이면서 습관이 형성됩니다.
2. 장소 루틴
- 여기에 가면 쓴다는 루틴을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. 카페에 가면 쓴다, 도서관에 가면 쓴다, 학교에 가면 쓴다, 내 방 책상에 앉으면 쓴다, 주방 식탁에 앉으면 쓴다 등.
나만의 장소를 정해보세요. 유독 영감이 잘 떠오르거나 긴장이 풀리는 나만의 장소, 예를 들면 공원 같은 곳도 좋습니다. 저는 직장인 시절 회사와 가까운 곳에 이사했는데요. 출근하기 위해서는 도보로 꼭 공원을 지나야 했습니다. 그래서 아침 7시에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루틴을 날마다 해서 꼬박 1년을 반복했습니다.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고 사무실에 올라가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썼지요. 그렇게 하니 쌓인 원고로 책 한 권 분량이 만들어졌어요. 그 책은 퇴사 후 제가 프리랜서로 강의할 수 있는 결정적 토대가 되어 주었죠. 시작은 미약하지만, 그 끝은 뿌듯할 겁니다.
3. 시간 루틴
- 하루에 20분은 쓴다. 혹은 몇 시 몇 분이 되면 쓴다, 퇴근하고 샤워 후에 쓴다-와 같이 내가 정한 시간에 맞춰서 매일 반복하는 글쓰기 루틴입니다. 그 시간만큼은 몰입해서 쓰는 겁니다. 타이머를 맞춰 놓아도 좋습니다.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쏟아내면 됩니다. 바로 공개할 글이 아니라, 어차피 또 고치고 다듬어야 할 글이니까 일필휘지를 기대하지 말고, 이 시간에 맞춰서 집중해서 글을 쓴다는 것만 지켜보세요. 매일 정한 시간만큼 꾸준히 글을 쓰는 건 아무나 못 하는 겁니다. 누구나 할 수 있지만, 아무나 하지 않죠.
글을 더 잘 쓰고 싶나요? 그럼, 습관을 만드세요! 라고 흔히 말하죠.
근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습관으로 만드는지 몰라 실천을 못했을 겁니다.
위 세 가지 루틴 중 하나만이라도 지켜보세요. 오늘, 이 글을 읽고 바로 실행에 옮겨보세요. 차이는 실행에서 납니다. 꾸준함이 재능입니다.
- 출처 : 이동영 글쓰기 강사 |